Privates/하루하루2007/05/25 20:53

잠실대교
Posted 2004/11/21 22:04 by 세익스피어

여기는 잠실대교 한가운데다. 집에 갔다가 친할머니댁에 가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잠실역부터 걷기 시작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태양의 비단길은 날 반겼지만 잠실대교는 날 만나는게 어색한지, 아니면 날씨탓인지 연신 몸을 떨어댄다.

잠실대교 아래의 높은 턱에서 하류쪽으로 떨어지는 한강물은 나름 장관이다. [쏴] 하는 소리와 함께 흐르는 강물이 날 사로잡는다.

여기에 서서 강저편을 바라보니, 웬지 자살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다리가 흔들릴때마다 전해지는 묘한 긴장감 때문일까? 남일같기만 하던 이 처량한 짓을 내가 하고 있다니...

(2) 방금 아까 걸었던 잠실대교를 버스로 지나왔다. 야경이 꽤나 멋지다. 귓속에선 김건모의 [잔소리]가 울려퍼지고 내 눈 가는 곳 여기저기서 자동차의 헤드라잇이 춤춘다. 그런데... 내 맘속에서 외로운 듯 춤추는 건 누군지...
-----------------------

2004년 11월에 썼던 포스팅이다. 소설책을 베낀 듯 진부한 표현들로 나의 감정들을 싸질러댔던 내 모습에 연민의 감정이 스민다. 무슨 일일까. 오늘의 나는 꽤나 센티멘탈하다. 굉장히 늦은 것이었지만, 저 2004년이 나에게는 가장 처음으로 진정한 나의 외로움을 마주한 때였다. 인간 본연의 외로움이란 이런 것인가 하는 어줍찌 않은 철학적 멘트는 그만두기로 하자. 다만 외로웠고 그 감정을 몇자 적고 싶었을 뿐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나는 저날 친할머니를 뵙고 할머니와 사진을 찍었다. 내가 가져간 필름카메라로 타이머를 맞추어 할머니와 나 두 사람이 피사체가 되었다. 그때는 웬지 뭔가 남기고 싶었다. 외로움으로 나의 모든 것이 스러지는 것만 같았다. 흐르는 강물도, 흔들리는 다리도, 귀로 들리는 음악까지도 모두 슬프게만 보였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날의 감정을 나도 모르게 되살리고 있다. 내 친구의 말처럼 쥐도 새도 모르게 먹어버린 나이만큼이나 시나브로 감정은 다가와버리고 만다. 누구 잘못인걸까... 아니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겠지. 다만 생각나는 건 흐려진 나의 기억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rivates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한도전 로맨스  (0) 2007/06/13
그녀  (0) 2007/06/08
옛 기억의 단편  (4) 2007/05/25
너무 힘들다....  (2) 2007/05/25
The L Word  (5) 2007/05/25
Living Society...  (0) 2007/05/07
Posted by 세익스피어